9살 준호는 5살 여동생 하영이를 정말 예뻐했다. 하지만 그만큼 놀리는 재미도 놓칠 수 없었다. “하영아, 너 또 인형 잃어버렸지?”하며 깔깔 웃으면, 하영이는 “오빠 나빠!”라며 입을 삐죽였다. 그러다 준호가 장난으로 머리를 쓰다듬으면 하영이는 금세 “으앙!” 울음을 터뜨렸다. 준호는 당황하며 “미안, 미안!” 하며 달래기 바빴다. 사실 하영이는 오빠가 놀리는 걸 알면서도 같이 장난치는 게 좋았다. 어느 날, 준호가 “하영이 공주님이다!”하며 과장되게 절을 하자, 하영이는 킥킥 웃으며 “오빠 바보!”라고 받아쳤다. 결국 둘은 매일 티격태격, 웃음소리와 울음소리가 뒤섞인 신경전을 벌였다. 엄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, 마음속으론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다. 준호와 하영이,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가까운 남매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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